태음인과 알레르기성 비염
사람들은 체질과 성품의 특징에 따라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으로 나눌 수 있다. 이것이 이른바 사상 의학(四象醫學)에 따른 구분이다. “체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사상 의학의 기본 원리이다. 이것은 자신의 체질을 알면 병도 쉽게 고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알레르기 체질을 타고난 사람 중에는 사상 의학에서 태음인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다.
태음인은 외견상 상체가 발달하고 하체가 빈약해 보인다. 또 목은 두툼하고 배가 나와서 겉으로 보기에는 풍체가 좋아 보이지만 다른 체질에 비해서 폐 기능이 약하고 냉한 체질이다.코 알레르기 환자를 체질에 따라 나눠 보면 태음인이 70% 가까이 차지해서 이 분야에서는 단연 으뜸이다. 그 다음이 소양인으로 20% 정도이고, 소음인은 10% 정도이다. 태음인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간은 튼튼하나 폐가 약해 폐 질환 환자가 많다. 이는 집안 내력을 살펴봐도 그러한데, 만약 체질상으로 태음인이 많은 집안이라면 평상시에 호흡기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태음인은 폐가 냉해지면 콧물이 다량으로 흐르고 재채기를 몹시 심하게 한다. 이런 태음인 알레르기를 치료하는 데는 소청룡탕이 좋다. 여기에 온성(溫性)인 약을 체질에 맞게 더해주면 치료 효과는 배가된다. 태음인은 평소에 운동을 해서 땀을 좀 빼두는 게 좋다. 사우나도 좋고 스쿼시, 테니스도 좋다. 그리고 태음인에게 체질상으로 맞는 음식은 김, 다시마, 미역 등 해조류나 고구마, 밤, 복숭아, 배, 사과, 은행, 호두, 호박, 더덕, 도라지 등이다. 또한 조개, 고등어, 새우, 코코아, 초콜릿, 아이스크림은 몸에 해롭다. 소양인의 경우는 소화 기능은 좋은 데 비해 콩팥 기능이 약하고 폐와 심장에 열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소양인은 상체에 열이 쏠려 있기 때문에 자연히 코가 건조해지고 코막힘이 심하다. 한편 소음인은 온 몸이 냉하기 때문에 콧물과 재채기, 코막힘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벤처기업의 대열에서 벅찬 미래의 꿈을 실현시켜 가고 있는 CEO P씨는 지난 1998년에 그 동안 다니던 무역 회사를 그만두고 동료 몇 사람과 벤처기업을 설립했다. P씨는 이 과정에서 과로와 과음,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감기를 앓게 되었다. 그런데 감기가 오랫동안 잘 낫지 않는다 싶더니 급기야는 코 알레르기로 이어져 아침마다 진풍경이 벌어진다고 한다. 눈을 뜨자마자 발작적으로 터져 나오는 재채기의 뒤를 이어서 맑은 콧물이 마치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 것처럼 콸콸 흘러나온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이처럼 수분의 대사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생기는 증상을 수독(漢字)이라 한다. 이 수독이 폐 등 상초(上焦)에 쌓여 있다가 외부로부터 먼지나 담배 연기, 찬 공기, 꽃가루, 집 먼지 진드기 등 항원이 들어오면 코로 넘쳐흘러 콧물이 되는 것이다. 앞서 말한 대로 태음인의 수독에는 소청룡탕이 좋다.
태음인 체질의 알레르기에는 성질이 서늘한 음식이나 소화되기 쉬운 해물류, 보음(補陰)하는 음식이나 동물성 단백질, 칼로리가 높은 음식 -미역, 김, 배, 밤, 호두, 은행, 살구, 자두, 복숭아, 도라지, 연근, 호박, 더덕, 콩, 율무차등-이 좋다. 태음인은 주로 소청룡탕(小靑龍湯)을 쓰는데 이에는 마황(麻黃)이 들어 있어 마황의「에페드린」성분이 콧물, 코막힘, 기침 등을 치료하는 명약이다.
마황외에 오미자나 감초, 대추가 항 알레르기 작용이 많아 마황과 더불어 코 알레르기를 치료하는데 중요한 임무를 띤다. 알레르기성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 코가 나쁜 직장인들은 사무실에서 담배 피우는 것을 삼가고 다른 사람의 흡연도 본인에게는 해가 되므로 사무실에 금연 지역을 만들도록 한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건강한 사람도 간접 흡연에 장기간 노출되거나 작업환경이 좋지 않으면 코 알레르기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또한 계속되는 스트레스나 과음, 과로가 코의 점막을 붓게 하여 코막힘이나 콧물 증상을 더 악화시키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평소 태음인인 알레르기 환자는 지나친 육식이나 과식을 하지 않도록 하고 운동과 사우나 등으로 땀을 자주 내는 것이 좋다. 태음인에게서의 땀은 많이 낼수록 좋은 것이다. 몸의 불필요한 수독(水毒)이 땀을 통해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또한 태음인은 뚱뚱한 비만형 체질이 많으므로 뚱뚱한 경우에 특히 땀을 냄으로써 체중 감량도 하고 알레르기성 비염의 콧물도 없애 줄 수 있는 근본 치료가 되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전체적인 생활에서의 섭생이 참으로 중요하다. 코 자체만 치료해서는 근치를 할 수 없는 이치다. 산에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봐야 하듯이 코만 보지 말고 몸 전체를 다스려야 하는 것이다.
모 전자 상무인 K氏(55才)는 전형적인 태음인 (太陰人)으로 키 165cm에 80Kg쯤 나가는 상체가 비교적 발달이 잘되었고 하체가 약한 체형으로 목이 짧고 피부는 흰 편이었다. 태음인은 간대폐소(肝大肺小)한 체질로 타고 날 때부터 간 기능은 비교적 실(實)하고 튼튼하나 폐 기능이 약하고 냉한 체질이다. 그러므로 해서 술에는 강하나 알레르기 비염이나 축농증 등 호흡기질환에 잘 걸리는 편이다. 알레르기비염환자를 체질별로 분류해보면 태음인이 70%,소양인20%, 소음인 10% 순으로 나타났다. K氏는 식사를 할 때에도 땀이 목과 얼굴에 너무 많이 나와 주위에 사람들에 미안할 정도라 했다. 그리고 그는 사업상 바이어와 식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바이어에게 불쾌감을 주는 콧물이 왜 그렇게 많이 나오는지 식사 중 7-8회씩 코를 풀어야 한다고 불평이 많았다.
이와 같이 태음인의 체질의 특징은 콧물과 재채기, 코막힘과 함께 땀을 특히 많이 흘리고 몸은 비대한 편이다. 태음인의 콧물, 재채기는 ‘수독(水毒)이 몸이나 폐에 쌓여 이것이 코로 넘쳐 일어나는 병리현상’ 이다. 수독이 생기는 이유는 수분의 신진대사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이다. 태음인은 이 수독 성분을 없애기 위해서는 적당히 땀을 흘리는 것이 좋은데 땀을 통해 수독의 나쁜 기온을 배출해 내게 하는 것이다.
또한 소청룡탕이 몸에 수독이 땀뿐만이 아니라 소변을 통해서 나가게 하는 작용도 있다. 그러므로 몸이 비대한 태음인은 자주 사우나에 가서 적당히 땀을 흘리는 것이 건강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소청룡탕에 들어 있는 주요 약제인 마황(麻黃)은 태음인의 코 알레르기, 천식기침의 성약(聖藥)이다. 마황의 주성분은 ‘에페드린’ 인데 이 에페드린은 기침과 천식, 콧물, 코막힘에 효과가 있다. 알레르기비염 환자의 사상체질에 따라 좋은 식품과 좋지 않은 식품이 있다. 이에 평소 자신의 체질에 맞는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알레르기 비염 등의 질병의 조기예방과 건강유지와 치료에 도움을 준다. 태음인 알레르기에 좋은 식품은 율무, 도라지, 더덕, 연근, 버섯, 미역, 김, 고구마, 쇠고기, 배, 사과, 은행, 밤 등이고 좋지 않은 음식은 조개. 고등어, 새우, 삼계탕, 코코아, 쵸코렛, 설탕, 꿀, 술, 아이스크림 등이다. 위의 K氏는 소청룡탕에 태음인의 피부의 땀구멍을 잘 열어주어 땀을 잘 나오게 하여주는 갈근을 넣어 썼다. 갈근(칡)을 넣어 쓰면 이것이 해표(解表)발한(發汗)하는 효과가 있어 더욱 좋은 것이다. 이 환자는 약 4개월간 복용 후 그 심한 콧물, 재채기, 코막힘이 완전히 해소되어 복용 약을 중지하였다. 10년 묵은 체증이 완전히 없어진 것 같다고 하였다. 이렇듯 콧물, 코막힘, 재채기는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귀찮은 질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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